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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반디앤루니스 신세계강남점 (1) - 알바 시작기

나는 현재 고속터미널역 지하 1층에 있는 반디앤루니스 신세계강남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게임 기획 공부에 대한 글도 글이지만, 일주일 중 5일을 몸담고 있는 이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도 꼭 글을 남기고 싶었다.

 

공부하려고 휴학하고 서울로 혼자 오기는 했는데, 부모님에게 손 벌리기는 너무 죄송했다.

그래서 주5일 일을 하면서 그 돈으로 학원비랑 생활비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아르바이트 할 곳이 생각보다 잘 안 구해져서 힘들었던 것 같다.

주5일을 구하는 곳은 매우 적었고 조금 괜찮다 싶은 곳은 지원자가 10명씩 되는 게 기본이었다.

아무 일이나 하려고 여기저기 찔러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기쁘고 의미가 있으니까.

그래도 피자 만드는 아르바이트, 와인 판매 아르바이트, 출판사 서브컬쳐 조사 아르바이트 등등 많이 지원을 했는데

다 광탈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바로 투입 가능한 경력자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반디에서 아르바이트 모집을 한다는 걸 알게 됐고, 바로 이력서를 넣었다.

반디앤루니스 신세계강남점은 학교랑 가까워서 책을 살 때 자주 갔던 곳이기도 하고,

문구 코너도 있어서 고속버스 기다리는 동안 눈요기할 때도 가끔 들렀다.

평소에 (장르를 조금 타지만) 책 읽는 것도 좋아하니까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면 진짜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연락이 안 왔다... 그 때는 다른 지원자들이랑 경쟁도 안 돼서 면접도 못보고 떨어졌구나 싶었다. 

 

한 1주일 쯤 지났던가.

(전날 아르바이트가 안 구해진다고, 대학 선배랑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술을 마셔서) 오전 늦게까지 퍼질러 자고 있을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그 때는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가 그렇게 기다려졌다.

반디앤루니스에서 온 전화로 면접 일시를 잡는 전화였다. 그래서, 바로 가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때부터 나의 이전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모집이 끝난 다음에 연락을 한 거면... 이건 매우 긴급한 상황에 놓인 것일 테고,

"말만 잘하면 무조건 합격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옷을 갖춰 입고 면접을 보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언제부터 출근이 가능한지부터 질문을 받았다.

이런 저런 협의 끝에 다음 날부터 출근을 하기로 했다.

 

사실 PC방 아르바이트도 면접을 보고 온 후이긴 했는데,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아르바이트라 그 쪽에는 정중하게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결심을 굳혔다.

이 일련의 상황들이 뭔가 극적이라서 평생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계속 쫓다 보면 언젠가 길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그런 기억으로 말이다.